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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자료실

병사 줄이고 간부 늘려 고효율 정예 강군 만든다

‘평화와 번영의 대한민국’을 힘으로 뒷받침하는 강한 군대. 국방개혁 2.0이 만들어낼 미래를 축약적으로 보여주는 문장이다. 우리 군은 이런 목표를 조기에 구현하고 군을 혁신하기 위해 국방개혁 2.0 기본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국방운영·병영문화·방위사업 분야는 지난해 8월 계획을 완성, 추진한 지 1년이 지난 현재 많은 부분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군 구조 분야는 올해 1월 계획 수립을 완료한 뒤 세부 계획에 맞춰 추동력 있게 정상 추진하고 있다. 이번 편에서는 군 구조 분야 가운데 병력구조 개혁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국방부가 ‘질적으로 우수한 군’을 만들기 위해 국방인력구조를 어떻게 재설계하는지를 소개한다.


우리 군은 1990년대까지 충분한 인구를 바탕으로 많은 병력을 유지하는 군 조직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출산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병역 의무를 이행할 청년이 급격히 줄어드는 현실을 맞이했다. 또한,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무기도 빠르게 첨단화되면서 이제는 한 나라의 국방력을 판단할 때 ‘병력이 얼마나 많은가?’보다 ‘최신무기를 얼마나 운용하는가?’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왔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우리 군도 양보다는 질적으로 우수한 군대로 거듭나기 위해 여러 가지 개혁 작업을 진행 중이다.

통계청에서 올해 추산한 20세 남자 인구 추이에 따르면, 2020년까지 33만 명에 육박하던 인구는 2022년부터 무려 8만 명이 급감할 예정이다. 즉 우리 군이 일정 부분 공백 상태로 운영되지 않으려면 2022년까지는 반드시 총 병력 규모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방부는 부대를 통폐합하는 과정을 통해 2006년 68만2000명이던 병력을 2022년까지 50만 명이 되도록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다만 이렇게 규모가 줄어들어도 첨단무기를 실제 운영하는 데 필요한 직업군인, 즉 간부들은 오히려 늘려나갈 방침이다. 질적으로 우수한 군대는 질적으로 우수한 인력을 전제로 한다. 예를 들어 전차에서 가장 핵심적인 파트인 전차를 조종하고 포를 쏘는 작업은 오랫동안 병사가 담당해왔다. 병사의 복무 기간이 길던 때는 각종 훈련을 통해 조작에 숙달될 시간이 충분했다. 하지만 이제 1년 반으로 짧아지게 되면 조작에 숙달될 즈음 교체되는 현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주요 무기의 핵심 파트는 전문성을 갖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간부들이 담당하게 할 필요가 있다.

국방인력구조에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간부를 늘릴 때 단기 복무 간부는 줄이고 중·상사와 같은 중간 간부는 대폭 확대하는 것이다. 우리 군의 초임 간부는 3~4년만 복무하는 단기 간부가 많은 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병사의 복무 기간이 짧아지고 직업군인은 진급하지 못하면 곧 전역해야 하니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인식으로 인해 초임 간부를 지원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줄고 있다. 심지어 하사 자리는 총 5만 명 중 매년 1만 명 이상이 부족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현재처럼 단기 간부를 많이 필요로 하는 ‘피라미드형 계급구조’로는 미래 우리 군을 제대로 운영하기가 어렵다. 단기 간부는 많이 늘려도 지원자가 없어 실제로 충원도 안 되고, 어렵게 확보해 훈련시켜도 금세 유출돼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악순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업군인이라 부를 수 있는 장기 복무자들이 많아져야 한다. 하지만 장기 복무자를 더 많이 선발하려면 중간 간부의 정원이 지금보다 더 늘어난 ‘항아리형 계급구조’로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부사관은 장기 복무자로 선발만 되면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경우 상사까지 진급할 수 있어 연령 정년인 53세까지 근무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상사 정원이 부족해 장기복무를 희망하는 사람의 60% 정도만 장기복무자로 선발되는 상황이다. 만일 국방부 계획대로 상사 정원이 늘어난다면 희망자의 85% 수준까지 장기복무자로 선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방부는 각 군은 물론 한국국방연구원(KIDA)과의 협업을 통해, 향후 간부 지원자가 많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군이 확보할 수 있는 간부 규모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에 따라 현재 19만8000명(총병력의 34.2%)인 간부를 20만2000명(40.3%)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초임 간부는 1만1000명을 줄이고 중간간부는 1만5000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중간 간부를 확대하는 동시에, 군은 우수한 인력을 군무원으로도 확충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군대는 하나의 작은 사회와 같아서, 전투 준비나 작전 활동뿐만 아니라 행정처리나 교육, 군수물자 관리 같은 다양한 비전투분야의 업무들이 공존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업무들을 민간인 신분인 군무원을 활용해 전담시키면 간부들은 군인들만이 수행할 수 있는 경계작전이나 전투훈련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신형 잠수함이나 스텔스 전투기 등 새로운 무기가 도입됨에 따라 간부들이 필요한 자리는 오히려 더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청년 인구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지원할 때 최대 29세의 나이 제한이 있는 간부는 증원할 수 있는 한계가 분명한 상황이다. 따라서 별다른 나이 제한이 없는 군무원을 증원해 비전투 분야의 업무를 맡기고 대신 나오는 군인 정원을 간부가 필요한 전투부대에 재배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재배치에 필요한 군무원은 1만7000명 수준으로, 이 중 4700명을 올해 초에 증원했고 나머지 1만2000명 또한 점진적으로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올해도 이와 같은 방향에 따라 초임 간부는 1200명 감축, 중간 간부는 2400명 증원, 군무원은 4600명 증원한 2020년 예산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병력을 50만 명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하위계급인 초임 간부와 병사만 감축되는 것은 아니다. 군은 전체 병력이 줄고 부대가 통폐합되는 상황에 맞춰, 최상위 지휘관인 장군 또한 76명을 감축하는 개혁안을 함께 마련했다.

개혁안을 만들기 위해 우선 3군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국방 분야의 민간전문가로 TF를 구성했다. TF에서 전체 장군이 담당하는 직무를 면밀히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국방부는 각 군과 수차례 심도 있는 토의와 조정을 거쳐 최종 합의안을 끌어냈다. 여기에는 부대가 통폐합됨에 따라 없어지는 장군 직위는 당연히 삭감하는 한편, 첨단무기가 들어와 작전 수행 범위가 넓어지는 전투부대에는 새로 보강해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교육 분야나 사업관리 책임자처럼 군인보다는 민간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자리는 민간인력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그 결과 지난해 초 436명이었던 장군 정원을 2022년 말까지 360명으로 조정하는 계획이 수립됐다. 360명은 현재 한국군의 모습을 갖추게 된 1970년대 중반(당시 총병력은 60만 명)의 장군 수와 유사한 수준이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 국군기무사령부 해편 등에 따라 6명을, 올해 1월에는 육군 제1·3야전군사령부가 통합됨에 따라 10명을 감축했다. 이후에도 부대 통폐합 시기와 법령 개정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해 2022년 말까지 계획대로 감축해 나갈 예정이다.

국방부 국방개혁실 제공



출처 : 국방일보 2019.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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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일자 : 2019-12-26